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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6. 정형외과 다녀와서 쓴 글.
    카테고리 없음 2020. 8. 6. 16:24

    108배를 한지 1200일가량 되었다.

    최근에 5일간 명상수련을 했는데 하는 중에도 무릎과 발목이 너무 아파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그냥 5일은 해버렸다. 덕분에 집중력은 좀 좋아지고 정신은 맑아졌지만 무릎 슬개골 안쪽에 혹처럼 뽈록하니 뭔가가 튀어나왔다. 2년 정도 전에 10일 명상을 하면서도 이런 증상이 있었는데 약 먹고 조금 지나니까 괜찮아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약을 먹고 쉬어도 계속되니 염려가 되어 오늘 정형외과에 다녀온 것.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으니 무릎이 약간 부어있다고 하여 초음파 측정을 하자고 했다. 하 초음파 측정하면 돈 더 많이 나갈 텐데 걱정되었다. 초음파를 하니 연골 사이에 시커먼 색이 보였다. 물이 찬 것이라고 했다. 물이 찼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쨌든 이놈이 최근 증상의 원인이었다. 의사선생님이 주사기로 물을 빼겠다고 했다. 뭐지 이렇게 급하게 해도 되나? 마취도 안 하고?? 순간 몸이 긴장이 되었다. 바늘이 들어오는데 처음 얇게 들어올 때는 버틸만했다. 그런데 깊숙이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악 소리와 함께 앓는 소리가 나왔다. 물이 빠지지 않자 좀 더 깊이 넣어보겠다고 했다. 더 아팠다. 무의식적으로 오른팔로 옆에 있는 수납장을 붙잡았다. 그런데도 물을 빼지 못했다.

    내가 너무 아파하니까 의사가 다른 사람들은 다 참던데 잘 못 참네 그러면서 너무 아파하니까 다시 시도를 못 하겠다 하면서 치료를 중단해버렸다. 꼭 시내 병원에 오면 자기가 치료 못한 거 환자 탓하면서 떠넘기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생각이 들었다. 물은 못 빼고 주사기 바늘에 조직 생채기만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

    집에까지 오는데 다행히 걷는 데는 크게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다른 곳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을 하니 착잡해졌다.

    집에 와서 법륜스님 유튜브 영상을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apTCrR7p49k

     

    요약하자면 무릎 좀 고장 나고 가정이 평화로워지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씀이었다.

    동의한다. 과거에 분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러잖아도 불화가 심한 가정에 기름을 통째로 붓곤 하지 않았던가. 수행을 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평화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사는 몸. 더구나 가진 거 없는 지금의 상태로는 몸이 최고의 재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님들은 깨달음을 위해서 집도 버리고 가정도 버리고 몸도 버리지만 지금 나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당분간 수행은 의자에 앉아서 하고 무릎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나 자세는 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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